남의 말 듣지 않기
대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런데 수용성이 있는 것과 소신과 철학이 있는 것과는 서로 다른 이야기이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라고 일반적으로 조언하는 것은, "들어보라"라는 것이지, 어떠한 검토와 비판 없이 그대로 "따르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전혀 안 듣는 사람도 문제지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만 듣고 그대로 사는 사람들 역시 큰 문제다. 독서를 하라고 권장하는 것 역시, 책에 쓰여진 그대로 믿고 그대로 살라는 것이 아니다. 읽고 나만의 생각과 비판을 가지고 소화해서 나의 생각을 다듬어가라는 것이다.
가장 들으면 안 되는 이야기가 "원래 그랬던 것들"에 대한 내용이다. 대부분 전통, 관습 같은 것들이다. 실제 근거와 목적이 불확실한 내용이지만 오랫동안 그래왔기 때문에 너도 그래야 한다는 내용들 말이다. 물론, 옛부터 전해져오는 내용들을 보면 어떠한 이유가 있어서인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 이유가 당시엔 맞아도 지금 맞지 않거나, 그 목적과 효과가 흐릿한 경우도 많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런 전통과 관습을 따르지 않는 사람에게 이단아라는 라벨을 단다. 튀는 행동을 한국 사람들이 그리 익숙지 않기 때문이다. 또, 종종 뭐 그렇게 매번 모든 것들에 따지냐고 좀 좋게 좋게 넘어가자고도 말한다. 이유없이 무언가를 행동하는 것만큼 위험하고 무서운 일도 없다. 생각은 몸을 지배하지만, 반대로 몸 역시 생각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공동체의 패턴을 그대로 따르라고 지시하는 전체주의적 사고이기도 하다.
사회 안에서, 그리고 가족 사이에서 이런 오래된 관습이 정말 많다. 이런 관습을 모두 따르면서 갈등을 가지지 않고 좋게 좋게 가는 것이 과연 좋을까? 나는 무섭다고 생각한다. 늘 어떻게 해서든 갈등을 만들어 부추기려는 것이 아니다. 질문하고, 이유를 명확히 알고 물어보고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와 목적을 모른 채, 누군가에게 어떠한 행동과 마음을 강요할 순 없다. 이건 내가 아닌 그 누구에게도 강요할 수 없는 것이다.
내 마음에 드는 것만 골라서 하라는 말이 아니다. 내가 마음에 들더라도, 생각해보고, 그것이 개인과 공동체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도 있다. 목적과 이유, 효과에 대한 이야기이지 각자의 취향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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