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한 이야기 - 기본이 중요하다

Wed May 14 2025 00:00: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기본기,꼰대 조회 0

기본기가 중요하다는 말은 스포츠나 공부, 업무, 악기 연주 등에서 흔히 발견되는 꼰대들의 조언 101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운동을 새롭게 배우면 기본기부터 배우게 된다. 그런데 이는 개인적으로 꽤나 잘못된 순서라 생각한다. 이전에 테니스를 배우러 갔는데, 공 없이 기본 스윙 연습만 2주째 하다가 그만둔 적이 있다. 물론 고수들이 말하기론, 자세가 잘못 잡히면 나중에 고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프로선수가 되려 하는 게 아니라면 중간중간에 흥미와 small success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초반부터 이야기가 샜는데, 기본기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자면, 이게 단순 꼰대의 이야기만은 아닌 게, 기본기가 탄탄해지고 계속 그 탄탄한 기본기를 유지해야만 복잡하고 어렵고 화려한 기술들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복잡하고 어렵고 화려한 기술이 늘 필요한 것은 아니며, 대부분 필요 없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기가 중요한 이유는, 상황에 맞게 필요한 기술을 적용하기엔 탄탄한 기본기만큼 가장 안정성 있고 재연 가능하며 일정한 성능을 내기에 실용적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계속 더 많은 기술을 습득하고 활용하기에 기본기가 튼튼하지 않으면, 너무 많은 내용들을 새로 배워야 하여 비효율적이라는 말이다. 기본기가 튼튼하면, 생각보다 재사용되는 부분이 많아서 새로운 기술이 나오거나 배워야 할 때, 시간이 덜 걸리고, 더 잘 배울 수 있다.

개발을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요즘 AI 인공지능, 바이브 코딩의 키워드가 난리도 아니다. 3시간 만에 무슨 무슨 서비스를 똑같이 베꼈느니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튜토리얼들이 난무하고 있다. 흥미를 위해선 들여다볼 만하지만, 결국 이 역시 기본기가 튼튼한 사람들에겐 정말 생산성을 10X하는 큰 무기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장난스런 토이 프로젝트나 만들다 끝날 기술이 될 게 뻔하다. 오래전에 도서관이나 백과사전에서 필요한 자료를 찾아 산출물을 만들어 내야 했던 시절에서, 인터넷 구글 검색이 나왔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산출물을 잘 만들어내지 못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아무리 도구가 훌륭해져도 기본기, 기본에 대한 충분한 내공이 없다면 그걸 가지고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AI가 코딩을 압도적으로 더 잘하기 때문에, 사람이 할 게 줄어드는 게 아니라, 해야 하는 일의 내용과 범위가 달라져야만 하는 것이다. 예전엔 여러 사람들이 각자의 무기를 가지고 협업을 해야 했다면, 지금은 코더(코드를 작성하는 사람)가 코딩만 하면 안 되고, 프로덕트 전반, 인프라, 시스템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관리자로서 활동해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비단 AI 때문이 아니라도 태초 이래 개발자는 단 한 번도 업무 분야가 바뀌지 않은 적이 없다. 호들갑 떨 필요 없다. 그런데 그것이 꼭 개발자에만 그럴까? 사회 전반의 모든 포지션들은 시대가 발전하고 도구가 발전하면서 일하는 방식과 내용 범위는 계속 달라져야 하며, 결국 적응하는 자와 도태되는 자로 나뉠 뿐이다.

평균의 함정에 속지 말자. 언론과 여론은 늘 평균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공포를 조성한다. 70점이 통과할 수 있는 최저 점수라고 해서 늘 그 점수에 머물며 지낼 필요는 없다. 업계 안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하나를 잘 하든, 두 세가지를 조합해서 잘 하든, 늘 20% 안에 드는 무기를 가지고 있고 갈고 닦아야 한다. 시대가 변하고 도구가 발전할 때 필요한 내 것으로 만드는 것도 실력이다. 가만히 앉아서 스스로 공포심에 사로잡혀 한탄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과 멀리하고, 늘 환경과 상관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과 어울려야 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근묵자흑이라고, 사람들은 함께 어울리는 사람을 닮게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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