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를 가지고 무언가를 한다는 것

Tue Jul 15 2025 00:00: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광기,확신 조회 0

주변의 추천을 받아 매드 유니콘이라는 드라마를 봤다.

태국 드라마인데, 태국 현지에서 1번째 유니콘이 된 플래시 익스프레스라는 회사가 세워지는 이야기를 재밌는 연출과 기획으로 재구성한 (하지만 사실에 기반한) 드라마다. 내가 태국 드라마를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생각보다 연출과 연기 모두 뛰어나고 재밌다. 약간 옛날에 홍콩 영화 보는 느낌도 있다.

여기엔 뼈속까지 가난했던 창업자가 부자가 되겠다는 미친 광기를 가지고 어떻게든 사업을 성장시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너무 뻔한 이야기지만 어떻게든 내 사업을 일으켜보고 싶은 나로서는 관심을 가지고 볼 수밖에 없었다. 내가 이런 콘텐츠를 보면, 항상 나를 비교해가면서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은 무엇이고 내가 가진 것은 무엇인지 찾아보게 된다. 여기서 내가 찾은 것은 광기였다. 나는 이 광기가 없다. 이건 없다가 생기는 게 아닐 수도 있어서 약간 절망적이긴 했지만, 그래도 내가 조금은 다른 색과 각도로 가질 수 있는지 찾아보고 있다.

광기는 그 동안 내가 찾고 있었던 확신과도 관련이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아직 제대로 사업을 만들고 성장시키지 못하는 것은 내가 풀고자 하는 문제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문제가 진짜 문제라는 것, 즉 사람들이 정말 문제라고 생각하며 + 동시에 이건 내가 잘 풀 수 있다는 그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이 확신이라는 것은 딱히 논리적이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이 확신 혹은 광기를 가지게 되면 좀 주변인들과 불편해질 순 있다. 그런데 그들과 불편해지는 것은 사실 아무런 상관이 없다. 애초에 그들과 불편하지 않게 지내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과도 같다. 중요한 것은 그 문제를 직접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이 문제가 해결되기만을 기다리는 소수의 사람들을 찾는 것이다. (다수면 좋겠지만 보통 그렇게 처음부터 다수가 발견되진 않더라)

지금까진 외주개발이란 형태로 소수의 사람들에게 맞춤형 문제 해결을 도와주고 있다. 이렇게 한 지 어언 1년 정도 되었는데, 그 사이에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발견하고 재확인하기도 했다. 나는 사람들의 문제를 잘 들어주고, 빨리 그 문제를 이해하고,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잘 찾고 정리하는 것을 잘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솔루션을 소프트웨어로 만들어주는데, 내가 조립을 좋아하고 잘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릴 때부터 조립식 프라모델, 자동차, 레고를 좋아하던 이유와 비슷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서버, 데이터베이스, 클라우드, 클라이언트 등등에 대해 빨리 무언가를 만드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이 자신감과 경험을 바탕으로 SaaS 비즈니스를 바로 실행해볼까 해서 기웃거리기도 했다. 그런데 잘 안되었다. 잘 안되었다는게 제품이 별로라든가 그렇다기 보다는, 내가 잘 하는 것을 실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제품을 알리려면 마케팅하고 알리고, 돌아다니고 해야하는데, 내가 그럴 시간도 열정도 솔직히 없었다. 그래서 내가 잘 하는 방식에 집중하면 어떻게 해볼까 고민해 봤는데.. 그냥 외주를 계속 더 많이, 더 잘해보는 것도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들에게 필요한 도구를 반강제로 쓰게 하면서 또 연습해 보고.. 내가 내 개밥을 더 많이 먹어봐야겠단 생각을 했다.

공유

댓글 (0)

댓글 작성

로딩중...